탈중앙화 과학(DeSci): 블록체인이 과학 연구를 혁신하다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과 비즈니스를 넘어 과학 연구 분야까지 혁신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탈중앙화 과학(DeSci, Decentralized Science)은 연구 자금 조달, 데이터 공유, 지식재산권 관리 등 과학 연구의 다양한 과정을 혁신하려는 운동입니다. 바이낸스의 창펑 자오(CZ),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이더리움의 비탈릭 부테린 등 암호화폐 업계 주요 리더들이 DeSci에 적극 참여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DeSci의 개념, 기존 과학 연구가 직면한 문제점,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프로젝트를 살펴보겠습니다.

 

DeSci란 무엇인가?

DeSci는 Web3 기술을 활용하여 과학 연구의 자금 조달, 연구 창작, 검토, 지식 저장 등 다양한 측면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운동입니다. 연구자들이 연구 결과를 공개적으로 공유하고, 이에 대한 기여를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DeSci가 주목받는 이유

DeSci가 최근 각광받는 이유는 암호화폐 업계 리더들의 적극적인 관심 때문입니다. 바이낸스의 창펑 자오(CZ)는 생명공학 연구와 암호화폐 기술의 결합 가능성을 탐구하며 DeSci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는 지난해 "생명공학 연구의 자금 조달과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해 암호화폐 기술을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방콕에서 열린 소규모 DeSci 기업가 모임에서는 CZ와 비탈릭 부테린이 참석해 탈중앙화 과학의 가능성을 논의했습니다. 부테린은 "DeSci는 기존의 중앙집중형 과학 생태계를 탈중앙화함으로써 연구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개선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과학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플랫폼 '리서치허브'를 통해 연구 협력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DeSci에 대한 자원과 관심을 끌어들이며, 이 운동을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실질적인 혁신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기존 과학 연구의 문제점

현대 과학 연구는 여러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기초 연구가 실질적인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 현상이 있습니다. 2013년 힉스 입자를 제안한 피터 힉스도 "현재의 연구 환경에서는 생산성 부족을 이유로 자신이 고용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학계의 과도한 생산성 압박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압박은 출판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과학 저널이 유료화(paywall) 시스템에 의존해 연구자들은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Sci-Hub와 같은 프로젝트가 정보의 개방적 접근을 주장하지만, 주요 학술 플랫폼의 구조는 여전히 폐쇄적입니다.

 

"출판 아니면 퇴출"이라는 관행은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협력하기보다는 새로운 결과물을 빠르게 내는 데 집중하게 만들어 과학적 발전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지식재산권 분쟁 또한 문제입니다. 연구자와 대학 간의 IP 분쟁은 본연의 연구에 집중해야 할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며, 연구 진행을 늦추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DeSci가 제시하는 해결책

DeSci는 기존 과학 생태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디파이를 통한 자금 조달

DeSci는 기존의 연구비 지원 모델을 블록체인 기반 크라우드펀딩과 연구 프로젝트의 토큰화를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VitaDAO는 초기 단계의 수명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대규모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도 연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개방적 출판

DeSci는 포괄적이고 다양한 과학 커뮤니티를 조성합니다. 리뷰어와 협력자들에게 토큰을 보상으로 제공해 협업과 기여를 촉진하며, 기존 출판 모델보다 투명성과 참여도를 높입니다.

 

협업 개선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은 전 세계 연구팀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AthenaDAO는 특히 난소 노화, 폐경, 자궁내막증 등 여성 건강 연구에 초점을 맞추며, 기존에 자금 지원이 부족했던 분야를 지원합니다.

 

지식재산권 관리

NFT(Non-Fungible Token)를 활용해 연구 지식재산(IP)을 디지털로 표현함으로써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 상용화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Molecule Protocol은 생명공학 프로젝트를 위한 IP-NFT 프레임워크를 제공해 초기 연구 단계에서의 자금 조달을 지원합니다.

 

데이터 공유

분산형 저장소 솔루션을 통해 연구 데이터를 안전하고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GenomesDAO는 사용자 소유의 게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개인이 자신의 DNA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이를 연구 목적으로 선택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개인 데이터 보호와 의학 연구 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시킵니다.

 

 

DeSci를 이끄는 핵심 프로젝트

탈중앙화 과학(DeSci)을 이끄는 주요 프로젝트들은 블록체인 기술과 분산화 원칙을 활용하여 기존 과학 연구 생태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연구 자금 조달부터 지식재산권 관리, 데이터 공유까지 과학 연구의 전 과정을 혁신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VitaDAO는 생명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입니다. 특히 수명 연장 및 노화 관련 연구에 중점을 두고, 연구자들에게 초기 단계의 연구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자금 조달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VitaDAO는 블록체인 기반의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해 연구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며, 프로젝트 성공 시 생기는 이익을 DAO 참여자들과 공유합니다.

 

AthenaDAO는 여성 건강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DAO입니다. 주로 난소 노화, 자궁내막증, 폐경 등 기존에 연구 지원이 부족했던 분야를 다룹니다. 이 프로젝트는 여성 건강에 대한 데이터와 연구를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공유하며, 과학계의 성 불평등을 완화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Molecule Protocol은 생명공학 프로젝트를 위한 IP-NFT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NFT 형태로 토큰화하여 투자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연구 초기 단계에서의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GenomesDAO는 개인 게놈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연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산형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합니다. 사용자는 자신의 DNA 데이터를 직접 관리할 수 있으며, 이를 선택적으로 연구자들과 공유하여 개인 정보 보호와 과학 발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ResearchHub는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설립한 플랫폼으로, 연구자들이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합니다. 이 플랫폼은 연구자들에게 보상으로 토큰을 제공하며, 연구 결과에 대한 공개적 접근과 협력을 장려합니다.

DeSci의 미래 전망

탈중앙화 과학(DeSci)은 과학 연구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구 자금 조달의 투명성을 높이고, 연구 데이터와 지식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며, 연구자들에게 공정한 보상을 제공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과학계의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또한, DeSci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과학 연구와 같은 공공재 성격의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이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이 기술에 대한 신뢰도와 활용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그러나 DeSci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먼저, 블록체인 기술의 복잡성과 이해도 부족으로 인해 연구자들이 참여를 꺼릴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사용의 용이성을 개선하고, DeSci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홍보해야 합니다. 또한, 법적 규제와 기존 학술 출판 구조와의 충돌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